타이어 관리요령


***************** 타이어 앞에 모든 자동차는 평등합니다. *********************


수퍼카 엔초 페라리도, 최고급 럭셔리세단 마이바흐도, 경차 티코도 노면과 만나는 방법은 타이어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10억원짜리 자동차도 자신의 주행능력을 결국 타이어로 표현해야만 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운전자들은 차를 선택할 때는 많은 고민을 하지만 의외로 타이어는 소홀히 대하는 경우가 많죠.
아무리 멋진 집을 지어도 땅을 딛고 서는 기초공사가 부실하면 벽에 금이 가고 기둥이 기울어지기 시작하며 결국에는 붕괴되는 원리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틈틈이 타이어와 관련된 글을 올리려고 합니다. 타이어 사용기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상식 등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타이어의 관리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타이어는 생명줄▼
대형사고 중 상당수는 타이어 때문입니다. 타이어가 파열되거나 빗길에서 미끄러지면 곧 대형사고로 이어지죠.
2000년경 브리지스톤사에서 포드에 SUV 익스플로러용으로 납품한 타이어의 결함으로 운전중 타이어가 파열되면서 200여명이 사망한 사건은 많은 바를 시사합니다. 타이어문제는 곧 생명과 직결된다는 것이죠.
브레이크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타이어가 터지거나 미끄러져버리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차를 유지보수할 때 브레이크와 타이어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안전을 위해 누구나 크고 비싼 차를 살 수는 없지만 타이어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타이어를 관리하면 될까요. 타이어를 점검할 때 체크포인트는 공기압과 마모도, 경화상태 등 크게 3가지입니다.

▼공기압▼
도로 위에 굴러다니는 승용차 100대 중 30대가 타이어 공기압을 제대로 맞추지 않고 다닌다는 조사결과가 있었습니다. 공기압이 부족한 채로 다녔다는 것이죠.
공기압이 부족할 경우 고속이나 과부하 주행 중 타이어가 과열돼 파열할 위험성이 높아지고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못 등에 쉽게 찔려 펑크가 잘 발생합니다.
이같은 공기압의 중요성 때문에 타이어의 공기압을 항상 자동측정해 부족하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시스템을 부착한 차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타이어가 파열되는 것은 위에서처럼 제품결함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공기압부족이나 노후된 타이어로 고속, 고부하 운행을 하기 때문입니다.
공기압이 부족하면 타이어 수명도 급격히 떨어지는데 적정공기압의 70%일 경우 수명의 60%나 단축이 된다고 합니다. 또 공기압이 9psi가 부족하면 연료소모도 4% 늘어납니다.
특히 4개의 타이어 사이에 공기압 불균형이 심할 경우 공기압이 가장 적은 타이어에 차체의 하중이 집중돼 파열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집니다.
공기압은 대체로 28~32psi 정도로 맞추고 다니면 되는데 차를 사면 함께 따라오는 사용자설명서에 적정공기압이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일부 고성능 수입차는 35~40psi가 규정치로 돼 있어 적정공기압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공기압은 규정치보다 1~2psi정도 많은 것은 상관없지만 부족하지는 않도록 주의하시면 됩니다.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는 규정치에서 2psi정도 높여야 합니다.
규정치는 타이어가 차가울 때 기준인데 주행 직후에는 2~3psi가 높게 나오기도 합니다. 이를 감안해 공기를 주입해야죠.
공기압 관리방법은 시중에서 1만~3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는 휴대용 측정기를 트렁크에 넣고 다니면서 1달에 1번쯤 체크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 카센터의 공기압 측정기를 과신하면 안됩니다. 대부분의 측정기는 정확하지만 오래도록 사용하면서 정밀도가 크게 떨어진 것이 있어 최고 10psi까지 오차가 나는 경우도 경험했습니다.
최소한 1년에 한 번쯤은 스페어타이어도 공기압을 점검해주세요. 공기가 모두 빠져나가버려 비상시에 쓸모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마모도▼
기자에게는 길을 지나다 곁눈질로 주차된 차의 타이어를 슬쩍 관찰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상한 습관도 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자동차 전문가가 되려면 그런 것도 필요하겠거니라고 이해해주세요.
관찰 결과 외관은 깨끗하게 잘 관리됐는데도 타이어는 교체시기를 넘긴 차가 예상외로 많았습니다.
타이어 홈을 자세히 살펴보면 네모난 작은 블록이 볼록하게 군데군데 솟아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일 위에 있는 사진도 자세히 살펴보시면 있습니다. 이 표시는 마모한계선으로 옆 고무부분과 편평하게 되기전에 타이어를 바꾸라는 뜻입니다.
이 한계선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약간 앞서서 교환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타이어 업체에서 들으면 좋아할 소리네요. 타이어가 많이 닳으면 마른 노면에서는 접지력에 큰 문제가 없지만 빗길에서는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몇 년 전에 촉촉히 비가 내리는 날 부산 도시고속도를 타고 가던 중 터널 입구에서 정체가 발생해 앞서가던 1t트럭이 약간 급제동을 했습니다. 저는 트럭의 브레이크등이 켜지는 것을 보고 비슷한 속도로 감속을 해서 정지했는데 그 트럭은 미끄러질 정도의 속도는 아니었는데도 갑자기 기우뚱 하더니 왼쪽으로 차체가 돌아가면서 터널 입구의 옹벽을 들이받더군요.
내려서 그 차의 전륜 타이어를 살펴보니 역시 깊게 패인 홈이 거의 사라질 정도로 마모가 됐었습니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지만 만약 높은 속도였다면 생각만해도 끔직합니다.
빗길에서 이같은 사고를 예방하려면 닳은 타이어를 교체하는 것에 주저하시면 안됩니다. 다른 소비를 줄이더라도 꼭 교체를 하세요.

▼경화상태▼
위 두 가지는 관심있는 운전자라면 충분히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고무가 굳어져 접지력이 떨어지는 경화도에 대해서는 모르는 분들이 90% 이상입니다.
고무제품은 장시간 열과 자외선에 노출되면 딱딱해지면서 쉽게 부스러지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끈적끈적하던 '찰기'가 사라지는 것이죠. 당연히 노면과 마찰력이 저하돼 제동거리도 늘어나고 급선회할 때 옆으로 미끄러짐도 심해집니다.
타이어는 주행으로 인한 마찰열과 수축팽창에 따른 열, 직사광선 등으로 점차 열경화가 진행됩니다. 처음에 출고됐을 때보다 주행으로 표면이 약간 깎여나고 열경화가 시작됐을 때 가장 좋은 접지력을 발휘합니다.
그러나 주행 중 데워졌다 식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점점 경화가 심해져 나중에는 초기보다 20~30%이상 접지력이 감소합니다. 경화된 타이어는 충격에 약하기 때문에 파열될 위험성도 덩달아 높아지죠.
새 타이어는 손톱으로 눌러보면 쫄깃쫄깃한 맛이 있지만 경화된 것은 딱딱하게 느껴집니다. 색깔도 진한 검은빛이 사라지고 약간 희뿌연 느낌을 줍니다. 결정적으로 타이어 표면에 미세한 금이 발생하면 아무리 마모 여분이 많이 남았더라도 교체해야 합니다.
대체로 5년정도 지난 타이어는 주행거리와 상관이 없이 교체하는 것이 안전을 위해서는 좋습니다. 특히 지하주차장이나 차고가 아닌 외부에 주차했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직사광선에 의해서도 타이어는 노화됩니다.
업체에서는 생산 후 오랜시간이 지난 재고 타이어는 헐값에 매각하거나 폐기합니다. 시중에 정상가보다 싸게 팔리는 새 타이어 중에는 생산 후 몇 년이 지난 타이어가 섞여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타이어 업체에서는 햇빛이 들지 않는 실내 보관을 원칙으로 하고 일부 고급타이어는 직사광선을 반사하는 은박지 같은 것으로 싸서 판매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 포장은 기능성도 있지만 프리미엄급 타이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높은 가격을 받으려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죠.
글을 쓰고보니 타이어 업체 마케팅 담당자처럼 돼버렸네요. 타이어 협회 같은 곳이 있다면 상이라도 받아야겠습니다.
다음 편에는 타이어 선택요령과 타이어 정보 읽는 방법 등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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